[여인선이 간다]“물길 막은 공사가 물난리 원인”

2020-07-28 26



이번 장마로 2주 사이에 두 번이나 하천 범람 피해를 겪은 부산에선 빗줄기만 보여도불안에 떨 정도입니다.

하늘도 무심하지만, 사람이 하는 하천공사 때문에 피해가 더 커졌다는게 주민들의 이야기입니다.

제가 직접 취재했습니다.

[리포트]
2주동안 두 번이나 강물이 넘친 부산 동천 인근 마을 주민들.

복구할 엄두조차 못내고 있습니다.

[인터뷰 : 최성조 / 상점 주인]
(여기 선생님이시네요?)
빨간 모자. 황당하죠. 지하실에 막 물 들어가고 물건은 다 차 있는데. 아이고 이제 망했구나. 생각밖에 안들죠.

[현장음]
마티즈 차가 여기 떠내려가는 것을 주인이 와서 잡고 있는거야. 안 떠내려보내려고. 그래서 제가 놓으라 했어요. 사람은 살아야지.

[인터뷰 : 김성균 / 상점 주인]
이게 썩어서 냄새가 나서 다다미로 만들 수가 없어. 두번째 때가 처음보다 (물이) 더 들어왔단말이야.

부산 동천이 범람한 것은 올해가 처음입니다.

[현장음]
"(동천이 넘친 게) 60년 만에 처음이야. 이제 한 번만 더 넘치면 데모하려고."

큰 태풍 때도 넘치지 않았던 하천입니다.

주민들은 하천에서 진행 중인 공사를 원인으로 지목합니다.

[인터뷰 : 김동숙 / 주민]
"이 앞에 동천 공사하잖아. 여기 그 흙을 내내 막았다가 흙이 바닥에 높이 올라오니까 물이 막 올라오잖아."

바닷물을 중류까지 끌어올려서 오염물질을 흘려보내는 사업. 하류에 쌓아 놓은 흙더미가 문제였습니다.
 
지난 10일 1차 범람 때 이미 인재라는 지적이 나왔습니다. 그런데 폭우가 왔을 때 만조 시간까지 겹치며 2주 만에 또 강이 넘쳤습니다.

[부산시 관계자]
"그날 뭐 갑작스럽게 쏟아진 비였기 때문에 부산시 전역이 거의 저수지였습니다."

[인터뷰: 김성균 / 상점 주인]
"세상에 첫번째 물이 들어왔으면 그 후에 물이 들어온 것은 무슨 방지책을 해야할 것 아니냐."

마을 아파트에는 혼자 사는 노인이나 경제적으로 어려운 주민이 많습니다.

얼마 전 세상을 떠난 아내의 유품이 모두 젖어버린 권병희 할아버지.

[현장음]
결혼식 서울에서 했거든. 종로 5가에서. (이거 사진 왜 버리세요) 간 사람. 하하.

주민들은 또 비가 온다는 예보가 나올 때마다 가슴이 철렁합니다.

[현장음]
앞으로 여긴 매해 몇 번씩 이럴 거야. 이제 옛날이랑 달라.

[현장음]
해마다 비가 많이 오면 이 동네 주민들은 다 절단납니다.

여인선이 간다 였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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